부부간 영속적 갈등은 관리하라 (2)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황 경 애(2011, 경남일보)

미국의 부부치료학자인 존 가트맨 박사의 친구이며, 역시 부부치료의 대가인 댄 와일은 “한 배우자를 택하는 것은 일련의 문제 더미를 함께 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즉,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모든 문제와도 결혼하는 것이며, 그 사람의 좋은 점, 그 사람과의 좋은 상황만이 아니라 그 사람이 전부터 지니고 있던 문제들도 함께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 문제 더미 속에는 영속적 갈등의 주제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영속적 갈등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므로 억지로 풀려고 애를 쓰지 말고, 상대를 바꾸려고도 하지 말고, 잘 관리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으로 영속적 갈등의 관리 방법으로는 ‘두 타원 연습’이라는 것이 있다. 타원을 두 개 그리고, 타협이 불가능한 것은 작은 타원에, 타협이 가능한 것은 큰 타원에 적도록 한다. (작은 타원의 내용은 적게, 큰 타원의 내용은 많이 적도록 한다) 이후 부부가 한자리에 마주 앉아서 두 타원 안에 적은 문제들에 대하여 교대로 이야기를 하는데, 말하는 사람이 작은 타원의 내용을 말할 때는 그것이 어려서부터 자기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나 전달법’으로 이야기한다.(우리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지는 못하므로 영속적 갈등의 주제 전체를 바꾸거나 없앨 수는 없다. 그러므로 부부가 그런 문제를 서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

예) 말하는 사람-나는 어릴 때 집이 너무 가난해서 좋은 가방을 가지고 다니지 못하여 창피했어. 그래서 지금도 나에겐 가방이 참 중요해 / 듣는 사람-그랬구나, 가방 때문에 정말 창피했겠구나, 날 믿고 이야기해주어서 고마워.

이후 다시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역할을 교대로 바꾸어서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부부가 큰 타원 안에 적은 문제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는 서로 절충하고, 타협하고, 양보하고, 조화를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부부가 영속적 갈등을 다룰 때는 다음의 사항을 고려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1) 문제 속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도록 한다 : 심리치료에서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 “현실이란 없다. 관점이 있을 뿐이다.” 즉 상대의 현실이 나의 현실일 수는 없다는 것으로, 상대의 현실은 상대의 관점에서 나오는 것이고, 나의 현실은 나의 관점에서 나오는 것이다.

(2) 유머와 호감,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다룬다 : 영속적 갈등의 주제는 부부 각자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여서 상처받기가 매우 쉬우므로 상대에 대한 호감, 존중, 유머 등을 가지고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상대의 기본 성향이나 성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 존 가트맨 박사는 “상대를 변화시키려면 먼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진정으로 좋아하라”고 충고하고 있으며, “사람은 상대가 진정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좋아한다고 느낄 때 비로소 변화한다”하고 이를 ‘변화의 대 역설’이라고 하였다.

즉, 상대의 변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아무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받아들여야 하며, 그래야 비로소 변화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영속적인 문제를 다루려면 상대의 기본 성향이나 성격을 내 식대로 맞추려하거나 끌어들이려 하거나 바꾸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그 후에야 서로 대화, 양보, 타협이 가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