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Q. 첫 눈에 반해 사랑에 빠져서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을 한 신혼부부입니다. 현재 신혼을 즐기며 말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행복한 부부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고 성장시키면서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되도록 사랑하며 살고 싶습니다. 부부관계에서 초보인 저희에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사랑한다는 것은 반쪽의 둘이 만나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란 상대방 없이도 각자 살아갈 줄 아는 두 명의 완전한 사람을 전제로 합니다.

 

사람들은 불완전한 자신을 보다 완전케 하기 위해서, 혹은 결핍감을 채우기 위해서 결혼을 선택하지만 거의 대부분 자기와 닮은 사람과 만나게 되기 때문에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기 십상입니다.

 

그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불완전한 것을 충족시키려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받기 위해 주는 사랑의 행위는 가짜 사랑의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사람들은 매번 상대방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환상에 속아 넘어갑니다. 사랑에 빠진다는 것 자체가 곧 사랑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면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그러나 결혼이 성사되면 자기의 원래 범주로 돌아옵니다. 두 사람이 결혼 전에 속했던 근원적인 가족체계 사이의 권력투쟁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 자신이 속해있던 원래 가족의 생활방식만을 올바른 것으로 느끼고 그것을 확보하기 위해 주도권 다툼을 시작하고 서로간의 차이는 무시해버립니다.

 

좋은 관계란 상대방 없이도 각자 살아갈 줄 아는 두 명의 완전한 사람을 전제로 합니다. 두 개의 불완전한 반쪽이 모이면 완전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함정과 올가미에 빠져서 서로를 얽어매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각자 상대방이 달라지기를 원하는 함정에 빠지고 그 함정에서 누구도 자유롭게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함정에 갇힌 사람의 상징을 보트에 탄 두 사람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보트에 탄 두 사람은 한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다른 한사람도 움직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관계는 둘 중 한사람이 성장하거나 변화하게 될 때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건강한 관계는 결핍감으로 맺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각자는 다소 완전한 전체가 되어 가는 과정(홀로 서기)에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결합하여 성장합니다. 두 사람은 상대방에게 성장할 수 있는 단단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들은 서로에 대해 통제, 비판, 비난, 판단을 포기하기 때문에 성장합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진정한 사람이라고 배워왔습니다. 특히 여성들은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 일생을 바쳐야 하는 것이 운명인 것처럼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인양 포장되어온 이러한 관계는 실제로 상호의존적 중독관계에 불과한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한 관계는 결핍감으로 맺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각자는 다소 완전한 전체가 되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결합하여 성장합니다. 부부는 각자 완전하며 통일된 존재입니다. 또 각자는 독립적이며 실천적입니다.

 

부부가 서로 깊은 속내와 고통스러운 기억들과 비밀 얘기까지도 아무런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다면 살아가는 일이 정말 재미있고 신날 것이며 참으로 행복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결국 부부란 불완전한 둘이 만나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입니다.

-한국기독공보사 기사/ 글쓴이: -한국가족상담협회장, 숭실대 교수 오제은 박사-